부제 지금 와서 무료화·고용 억제를 외치는 후보들…심판 못한 지방 선거

울산 동구 지방선거에서 울산대교 통행료 문제와 외국인 노동자 고용 정책이 다시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정작 유권자들이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따로 있다. 울산대교 유료화 정책을 만들고 외국인 노동자 확대 정책을 사실상 방치하거나 추진해 온 정치인들이 누구인가 하는 점이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후보로 나선 상당수가 울산대교 무료화, 통행료 인하, 외국인 노동자 고용 억제, 지역 일자리 보호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침묵하거나 정책 추진을 막지 못했던 이들이 이제 와서 해결사를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 울산대교는 동구 주민들에게 단순한 교량이 아니다. 출퇴근과 생활에 필수적인 생활도로다.

염포산터널이 무료화된 이후에도 동구 주민들은 여전히 통행료 부담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수년간 이어진 불만과 민원에도 정치권은 실질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그런데 선거철만 되면 무료화와 통행료 인하를 외치며 표심을 얻으려는 모습은 주민들의 냉정한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외국인 노동자 고용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조선업 인력난을 이유로 외국인 근로자 확대가 추진되어 왔지만, 그 과정에서 지역 청년 일자리와 임금 구조에 미친 영향에 대한 충분한 검토는 부족했다. 기업의 인력난 해결만 강조한 나머지 지역 주민들의 고용 기회와 지역경제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정치의 역할은 문제가 발생한 뒤 뒤늦게 공약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막고 조정하는 것이다.

울산대교 유료화 문제도, 외국인 노동자 확대 문제도, 동구 상권 침체 문제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수년간의 행정과 정치적 결정이 누적된 결과다. 그렇다면 유권자들은 지금의 공약보다 과거의 행적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누가 유료화 정책에 찬성했는가. 누가 침묵했는가. 누가 외국인 노동자 확대 과정에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했는가. 그리고 누가 이를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했는가. 이번 선거는 새로운 약속을 듣는 자리가 아니라 과거의 책임을 묻는 자리였어야 한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이러한 문제를 지적해 왔다. 동구의 현실을 보며 기존 정치에 대한 심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정치권의 무책임과 지역경제 침체의 원인을 주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목소리를 높여 왔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유권자들은 결국 기존 정치세력에 대한 분명한 심판을 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과거 정책에 대한 책임 규명보다는 정당과 인물 중심의 선택이 반복되었다.

민주주의는 투표로 완성되지만, 책임을 묻지 않는 투표는 지역사회를 변화시키기 어렵다. 주민 부담을 키운 정책과 지역경제를 위축시킨 정책에 대해 평가하지 않는다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동구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화려한 구호가 아니다. 주민의 삶에 영향을 미친 정책에 대해 책임을 묻고 결과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유권자의 선택이다.

기존 정치가 지역경제 침체와 주민 부담을 초래했다면 그 책임 또한 분명히 물어야 한다. 유권자는 더 이상 포장된 공약만 볼 것이 아니라 그 공약을 말하는 사람이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이며, 그것이 진정한 심판이다.
논평 | 손삼호 논설위원